버들. 나무. 인생.
한국민주화운동사 2 본문
한국민주화운동사 2, 돌배게
516 군사 쿠데타에서 박정희 정권의 몰락까지의 민주화 운동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출신 성분이 다르지만 권력 야욕만은 쌍둥이처럼 닮았던 두 인간 이승만과 박정희가 해방 이후 대한민국 권력의 정점을 장악함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이념과 의식의 기초를 다졌어야만 했던 30여 년간의 시기에 권력을 향한 식물인간만을 양성하고 자유와 민주를 갈망하던 학생, 지식인, 종교인, 노동자와 농민을 향해 권력의 제초제를 살포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했던 인간들이다. 한국민주화운동사 2는 이승만의 하야 이후 516 쿠데타에서 박정희가 자신의 오른 팔 김재규에게 총으로 사살되는 10.26까지 학생과 지식인, 노동자와 농민, 종교인와 언론인들이 어떻게 악독한 독재에 항거를 하고 자유와 민주와 민족 통일을 열망하는 저항을 하였는 지에 대한 기록이다.
책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형식은 1권의 독후감에서 서술한 바 있으므로 생략하고, 2권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은 권력을 향한 인간의 그칠줄 모르는 야욕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 인가이다. 그리고 권력의 정점을 제도적으로 받치고 있는 시스템에 속한 관료들에 대한 집단적 무의식의 세계이다. 2015년 현재를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그 권력을 제도적, 구조적으로 받치고 있는 공무 관료 조직이 이처럼 허술하게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느냐는 말이다. 과연 도덕은 죽은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도덕은 "상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강원도 두메산골의 무지렁뱅이를 데려와 같이 인간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할 때 말이 통하는 것처럼, "상식"이 무너지면 그 사회는 "마지노선"이 무너진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과연 2015년 현재 도덕과 상식이 살아 있는 지에 대한 회의가 느껴진다.
박정희는 18년 동안 권좌에서 내려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까 ? 이대로 가면 자신이 쿠데타를 일으켰던 것처럼 자신도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리란 것쯤은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하여 더 악랄하고 야비하게 대한민국을 유린하였으리라. 대학교, 심지어 고등학교, 대학교수, 신부와 목사, 노동자와 농민 마지막으로 언론인들은 독재의 그림자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더욱 거친 저항을 했었다. 특히 영구집권을 위한 초헌법적인 10월 유신 선포, 쿠데타로 집권한 민족과 국가에 썩은 군인이 제 2의 자기 자신에 대한 쿠데타를 또 일으켜 돌이킬 수 없을 강을 건너버린 것이다. 박정희는 내심 누가 이 브레이크 없는 기차를 세워줬으면 하고 바랬을 수도 있을 것이다. 김재규가 권총을 꺼내 들었을 때 놀란 표정도 아니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해 오고 있지 않은가 ? 아마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지만 이제 끝났구나라고 안도의 숨을 쉬었을 것이리라 추측이 된다. 마치 담배를 처음 피웠을 때의 그 몽롱함에서 골초가 되고 나면 해로운 것은 알지만 그 심리적 달콤함에 취해서 끊기 어려워지는 것처럼...
현재까지의 민주주의를 이룩한 것은 암흑기를 살았던 민주투사들의 피의 대가들이다. 감사 또 감사해야 할 일이다. 허나 생각하지 않고 내가 찾아나서서 공부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수동적 열매만을 취한다면 또다른 30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 30년 중 이제 8년이 지나고 있을 지도 모른다.
8월의 내리쬐는 기분 나쁜 햇볕 만큼 달도 없는 시커먼 밤이 언제다시 올줄 모르는 일이다.
2015.8.4. 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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