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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 독서 이야기

한국민주화운동사 1

버들아 2015. 8. 30. 21:47

한국민주화운동사 1, 돌베개







대구 안심도서관에서 책을 둘러보면서 문득 눈에 들어오는 책이 한 권 있었다. 그 책은 한국민주화운동사이다.


책을 읽은 후 한국민주화운동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보자면 한국 현대사 자체가 민주화 운동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해방 이후 말도 안되는 독재로 점철된 현대사에서 역사의 흐름을 옳은 쪽으로 틀고자 하였던 이 땅의 민중, 학생, 양심적 지식인들은 모두 철퇴를 맞았다. 약 30년 간의 민주화 운동 기간 동안 무딘 날이 시퍼렇게 벼려진 것이다.

또 다른 자의적 해석은 강도 일본은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하여 한국에서 부리나케 쫓겨나면서 분열의 클론을 남겨 놓았다. 그 강도 일본의 클론이 악질적 친일파이다. 그 클론을 품에 안아 권력을 잔을 마신 이승만이 또한 악질적 친일파와 진배없다. 물론 박정희라는 인간도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더 암담한 것은 현재 집권 여당의 의원 나리들 중 많은 수가 그 클론 모리배들의 후손들이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사와 현재도 진행 중인 소리나지 않는 굴욕적인 저항은 그 클론들의 후손들과의 지난한 싸움이다.


목숨을 걸고 권력에 항거한 숭고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초로와 같이 스러져간 세월이 몇 년인가 ? 취미로 책을 읽고 자판을 두드리며 독후감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 고개를 숙여 감사의 묵념을 한다.


한국민주화운동사 1, 2권은 2008년에 초판을 발행하였다. 1권은 1공화국에서 3공화국까지의 역사를 다루었다. 이승만이 집권하여 박정희의 3선 개헌 후 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1971년까지의 민주화 운동사를 사건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사건 중심으로 다루다보니 기득권 권력 내의 싸움에 대해서는 세세히 기록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물론 2권으로 상세한 내용까지는 다루지 못할 수 있겠지만 민중의 저항을 불러온 사건 발생 내막을 들여다 보려면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정치 싸움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아직 2권은 읽지 않은 상태이지만 처음 들어보는 역사적 사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미 익숙한 내용도 다소 있었다.


완독 후 두 가지 궁금한 것 중 한 가지는 나름대로 결론을 얻었지만 다른 한 가지는 아직까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고 다른 자료를 좀 더 찾아봐야 하겠다. 이유가 잘 파악이 안되는 한 가지는, 2015년 현재 고담도시라 불리는 대구와 경북이 해방 후 이승만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는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반공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이승만 독재 정권에서 민중과 학생들의 화두는 "평화통일" 이었다. 한국전쟁이 휴전된 지 얼마 지나지 않는 현실에서 통일에 대한 담론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이었으며 민족주의와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학생들과 지식인 그리고 수십만의 이산가족의 염원이었으리라. 선건설 후통일과 북진통일 정책을 최우선으로 삼고 반공을 제 1의 국시로 삼은 이승만 정권은 가차없는 탄압으로 일관하였다. 정권의 탄압에 대한 저항 운동의 선봉에 선 지역이 대구와 경북이었다. 왜 ? 나는 그것이 궁금하였으나 이 책에서는 분명한 분석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승만 독재에 대한 대단했던 대구와 경북의 저항이 박정희 독재에 대해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줄어 들었다. 왜 ? 나는 또 그것이 궁금하다. 그러나 이 물음에 대한 대답 또한 제시하지 않고 있다. 도무지 궁금하다. 박정희 정권 또한 반공으로 무장한 권력 집단이었다. 혈서로 충성을 맹세한 친일 이력과 남로당 동지의 배신 이력을 가진 자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반공 뿐이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킨 부분을 유심히 읽었다. 늘 궁금했던 것이 왜 ? 박씨는 쿠데타를 일으킨 것일까 이다. 책에는 분명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있었다.


여기서 또 한번 자의적 해석을 할 수 밖에 없다. 나의 생각은, 이승만 정권까지 통일에 대한 담론이 활발했었고 심지어 이승만은 실제로 북진까지 생각했었다고 한다. 친일과 빨갱이 이력까지 겸비하신 박씨는 당연히 미래 경우의 수(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통일이 되었을 경우의 "두려움"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함께 어우러져 이승만 정권이 무너질 때 부터 준비를 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또한 4.19 혁명 이후 이승만이 사라졌을 경우 친일과 반공 이력을 숨길 수 없을 뿐더러 비이승만 계열의 인사들이 집권하였을 때는 더더욱 궁지로 몰릴 가능성을 짐작했을리라 추측된다.

굉장히 자의적이지만 상당히 합리적인 추측이라 나름대로 생각이 든다. (ㅋㅋㅋ)


이 두 가지가 방대한 내용을 읽고 가졌던 의구심이다. 민주화 운동의 내막을 상세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공화국부터 3공화국까지 전반적인 민주화 운동의 흐름과 맥락은 충분히 파악 된다고 생각한다. 660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의무감과 호기심으로 충분히 감당할 만한 책이다.


2015.07.11. 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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