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 나무. 인생.
영원한 자유 기업인 본문
영원한 자유 기업인 / 제이 밴 엔델 지음 / 김상미 옮김 / 아름다운 사회

암웨이를 시작하면서 책의 종류가 평상시 읽던 것과는 너무 반대로 왔다. 계발서, 자서전, 위인전 등은 처다도 안보던 예전과는 달리 이젠 이런 종류의 책 위주로 읽고 있다. 달리 위로하자면 대단한 기업을 일군 창업자의 성공 스토리를 읽고 있다고 위안을 삼는다.
제이 밴 엔델 & 리치 디보스.
이 두 사람은 암웨이의 창업자이다. 그 중에서 제이 밴 엔델이 쓴 영원한 자유 기업인. 원 제목은 An Enterprising Life 이다. 구지 번역해보자면 사업가 인생이다. 이 분은 리치와 달리 암웨이로 성공한 삶 뒤에 정치, 경제 협회와 상공회의소 의장 등을 거친 준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정치 권력을 후원하고 정치를 이용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따른 행보라서 12장 정계 입문 부분에서 제이의 정치적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제이와 리치, 두 사람은 네델란드 청교도의 후손이다. 파산한 네델란드 청교도인이 그 당시 기회의 땅 미국으로 건너와 정착한 이민자의 후손이다. 변방에서 남루한 청교도인이 건너와 그 후손들이 이룩한 아메리칸 드림 그리고 암웨이. 암웨이는 변방에서 중심으로 우뚝서면서 그렇게 온 지구촌에 기회와 가능성의 상징이 되어왔다. 현재에도 암웨이가 제공한 기회와 가능성을 잡아서 중심으로 우뚝선 평범한 주부와 직장인들이 많이 나오고 있음은 분명 그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1959년 우여곡절 끝에 당시 이름이 프리스크였던 LOC 하나로 시작한 암웨이. 전부터 많은 사업적 도전 그리고 모험으로 단련된 두 사람이 뉴트리라이트를 판매하던 마이팅거 앤 캐셀베리(IBO 그룹)를 알게 된다. 그 후 갈등과 분열을 겪으면서 제리(제이&리치) 주식회사의 한 사업부로 암웨이 주식회사를 시작하게 된다.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승승장구하던 암웨이는 1975년 미국 FTC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소와 1982년에 캐나다 정부의 형사 고발로 회사의 존폐 위기를 겪게 된다. 탄탄함은 자체적으로 구현 구축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수 년간의 단련이 내적으로 상당히 단단한 회사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들었다. 딱딱한 번데기 껍질을 깨고 나비가 나오듯이 암웨이는 그 두 사건 이후로 글로벌 확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암웨이는 두 창업자의 엄청난 끈기와 노력으로 지금의 멋진 나비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제이 밴 엔델.
이 책에 소개된 글을 읽고 난 후에 이 분에 대해 드는 생각을 정리해보면, 이 분은 철저한 개인주의자, 보수주의자, 자유주의자이다.
철저한 개인주의자.
개인의 자아실현을 최대의 과제로 생각하며 동시에 타인의 자아실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를 원했다. 개인주의라는 것은 이기적인 자신 만을 돌보며 자신 만을 생각하는 협의의 의미로 개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자아실현에 최대의 목표이자 타인의 자아실현을 도와주는 이타적인 면까지 갖춘 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인주의자이다. 부의 책임에서 타인의 자아실현 그리고 이타적인 나눔까지 생각하는 면이 드러난다. "나는 무엇보다 큰 즐거움은 끝없이 물질적인 소유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부를 창출하고 나눠주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지구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 모든 능력을 궁극적으로 신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써야 한다." "베푸는 데는 제한이 없다."
보수주의자
원리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의미에서 보수주의자이다. 또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의미에서 보수주의자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세금과 복지 문제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가 세금을 더 걷어서 복지에 나눌 필요없이 기업이 복지를 더 효율적으로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정치 권력에 대한 신뢰가 없는 듯 하다. 특히 민주당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 사회 공헌은 기업이 할테니 정부는 최소한의 규제만 유지하고 나서지 말라는 말이다. 민주당은 세금을 늘려서 사회 복지를 늘리자는 정책을 펴니 민주당과 배치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암웨이의 창업자 만이 주장할 수 있는 독특한 신념이다.
환경 문제에서도 정부가 주도하는 환경 개선 정책보다 사유 재산권을 인정하면 환경 문제를 더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사유 재산이 미치지 않은 곳이(하천, 해변, 도로변 등)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는 견해이다. 도덕적 우월성을 가진 분이셔서 그러한 생각이 들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이슈들은 일단 가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모두 상당히 도덕적이고 사회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암웨이는 그렇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기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경제 정책적인 면에서는 원리 원칙을 고수하는 철저한 보수주의자이다.
자유주의자.
이 분은 우선 기업이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책임을 바탕으로 기업이 원하고 도전하는 모든 것을 이루는 환경을 정부가 제공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규제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도덕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이 모든 면에서 자유롭게 거침없이 사업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기업을 살리고 기업이 국가의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제이는 판단했다. 그것이 내가 판단한 제이가 말하는 자유기업가 정신이다.
많은 부분에서 나의 탄성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직 그 분이 얘기한 자유기업가 정신 그리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대해서는 선듯 납득이 되질 않는다. 물론 그 분이 보는 높이와 내가 보는 높이는 많은 차이가 나겠지만 아직 나는 그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제이가 말했던 기업하기 좋은 환경. 대한민국의 기업 생태에서는 정말로 동의가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기업하는 분들의 아우성은 충분히 이해한다. 각종 규제와 세금, 그것들이 없다면 많은 기업가들이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을거라고 얘기한다. 그 분들한테 감히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초창기 암웨이가 후세에 물려줄 환경을 생각해서 LOC를 만들었던 그 기업가 정신을 수많은 기업에서 모방할 수 있겠냐고 힘주어 묻고 싶다. 산업혁명 이후 밤하늘의 별보다 많은 기업이 존재해왔지만 환경을 생각해서 제품을 생산했다면 이 지구가 이런 비참한 모습으로 종말을 기다리고 있겠는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온갖 세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암웨이가 1959년도에 만든 7시간 만에 생분해되는 제품을 아직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하나 만으로도 제이가 말하는 기업가 정신을 탑재하고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회사는 극히 드물다고 확언한다. 대표적인 예로 몇 년 전에 수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만 봐도 이건 기업이 아니라 살인마 집단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제이는 기업하는 사람들을 너무 순진하게 보는 것 아닌가 싶다.
책의 마무리에서 당신을 지켜준 세 개의 중요한 앵커가 있다고 소개한다.
인생을 지켜준 세 개의 닻
1. 종교적 신념 - 버팀목, 위안처(가장 신뢰하는 닻)
2. 가족 - 소중한 보물(강력한 닻)
3. 친구 - 우정과 협조(뱃머리의 닻)
자신의 존재이유를 믿음과 신앙에서 찾는다. 이는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나의 처음과 끝을 자신이 믿는 절대자로 생각한다. 강력한 힘의 원천이 될 수 있으나 이또한 끊임없는 갈구와 삶과 수도를 통한 영성이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정말 대단한 신념이 아닐 수 없다. 말이 쉬워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으로 돌린다고 하지만 허투루 살지 않은 인생과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 않는다.
자신이 돌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로 가족을 생각한다. 절대자로부터 받은 보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친구. 나는 이 말을 의리로 해석한다. 다른 말로 믿음이다. 그것도 강력한 믿음. 그것이 없다면 우정이 싹트지 않고 이해를 떠나 도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나는 제이와 리치의 성공의 요소라고 믿고 싶다. 제이의 인생을 지켜준 닻이라고 하지만 암웨이를 탄생시킨 산파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정치적 관점을 제외하고는 이 위대한 기업가는 인내와 끈기의 화신으로 불리워져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며 모방이 가능할 것 같지 않다. ㅠㅠ
정말 꾸역꾸역 새벽 2시가 넘도록 어거지로 쓴 독후감이다. 이즈음에서 얼른 마무리하고 싶다.
2020. 12. 06. 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