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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민주주의 / 2015년 9-10월 녹색평론 통권 제144호 / 발행 겸 편집인 김종철 본문

버들 독서 이야기

기본소득과 민주주의 / 2015년 9-10월 녹색평론 통권 제144호 / 발행 겸 편집인 김종철

버들아 2015. 10. 6. 22:14

기본소득과 민주주의 / 2015년 9-10월 녹색평론 통권 제144호 / 발행 겸 편집인 김종철

 

 

 

현재 이 나라는 되먹지 못한 정치꾼이 삼권을 장악하고 자본주의라는 흉기를 들고 온 나라의 인민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자체가 사지가 되어 가고 있으며 마치 설국열차의 끝칸에서 더욱 비참해지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이 끝간 줄 모르는 더러운 욕망의 기차가 언제 세워질지 의문이다. 우리는 그저 생활을 산다기보다 일상을 그저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환경을 강제하는 자들은 정치를 혐오 대상으로 만들고 시민들의 관심 밖으로 몰아 영구히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 같아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여기서 그 "자"란 불특정 소수 특혜집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부 내에 있는 의원 나리들과 국가 권력을 잡고 있는 행정부의 수장과 그 관료들 그리고 행정부의 똥구멍으로 나오는 달콤한 똥을 먹고 사는 사정기관과 부패한 언론 권력층에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거대 기업 그룹을 운영하는 버러지 만도 못한 인간들은 당연히 포함된다. 당연히 개인적인 소견이다.

 

녹색 평론을 처음 읽기 시작한 것은 변홍철 선생님의 "시와 공화국"을 읽음으로서 시작되었다. 통권 제 144호의 핵심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실현이다. 정착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기본소득 보장제도나 주민배당제도를 서서히 뿌리내리게 하자는 것이다. 시민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여 이 사회가 보다 활기차고 다양한 문화와 발전적 담론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스위스의 기본소득 보장 담론이나 알래스카의 주민배당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설파한다. 세월호, 메르스 사태, 전후 40년된 베트남의 현실 등을 되돌아 보며 확고부동한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것이 시민들이 보다 안정되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해 나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논지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가 여태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나라에 살고 있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총부리를 시민에게 겨누고 쏜 놈들이 죽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것이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 10년 민주 정권 시절에 거룩한 용서와 타협 운운하며 그래도 인간 대접을 해준 것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강력히 추론한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냉혹하고 말도 안되는 사회에서 억울한 죽음이 어디 한 두 명이었나 ? 419, 518, 6월 항쟁으로 대표되는 혁명과 항쟁 속에 우리의 인생 선배들은 거리와 광장에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나 ? 그 엄청난 피의 댓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피를 흘리게 한 그룹들의 후신들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못된 인간들의 권력 아귀다툼은 차치하고라도 민주 정부 10년 후 8년 만에 어떻게 이토록 처참하게 민주주의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지 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행정 권력의 수장인 대통령을 제도적으로 받치는 조직이 관료 조직이라고 봤을 때 그 조직이 민주 정부 10년을 떠 받친 조직이다. 어떻게 왜 이렇게 판이하게 다를 수 있는가 ? 이는 곧 그 관료 조직 내부가 민주화 되지 않았고 행정 관련 업무 절차들이 아직 전근대적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5년 마다 권력의 정점이 바뀌는 제도 속에서 과연 중앙 조직 자체의 민주화가 이루어 질 수 있는지 그리고 정권의 권력에 휘둘지지 않는 관료 조직 자체의 민주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고 유지되어 질 수 있는 지 연구와 개발이 절실히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 조직과 풀뿌리 조직의 민주화는 그와 동반되어 발전되어 가야 마땅할 것이라 사료되는 바 그 동력과 방법을 어떻게 간구할 수 있을 지 참 어렵고 지리한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담론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 두 편의 시, 글쓰기 관련 내용, 3권의 책에 관한 서평, 대한민국의 통일을 보는 중국의 관점, 오키나와 미군기지와 평화헌법과의 관계 그리고 영화 소수의견에 대한 평론 등도 실려 있다. 계간지인 녹색평론을 처음으로 완독하였는데 그 짜임새와 글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생각이 든다. 백수 비슷한 실정이지만 2년치 구독을 고려하고 있고 녹색평론을 주위에 많이 선전하고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5. 10.6. 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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