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 나무. 인생.

녹색평론 172 본문

버들 독서 이야기/녹색평론

녹색평론 172

버들아 2020. 6. 26. 01:31

녹색평론 172호

 

 

 

 

   6.25 70주년 인 어제, 녹색평론의 발행인 김종철 선생님의 부고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접했다. 마음이 착잡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생태문명을 수십 년 간 외치셨던 분이 지구 생명이 백척간두에 놓인 시점에 작고하시니 지구의 생명이 다한 건가? 그칠 줄 모르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가 지구의 모습을 이리 형편없게 만들어 놓았으니 한탄과 한숨도 사치인가?

   

   지구와 사람이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이 사회가 필요한 정치적인 도구 민주주의가 필요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숙의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강조하셨었다. 사회를 근본적으로 밑바탕부터 개혁하려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풀뿌리와 시민단체가 주체가 된 시민의회를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바람직할 수 있겠다고 말씀하신 것이 무척 인상깊게 남아 있다. 풀뿌리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를 떠 받치는 튼튼한 기둥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필요하고 먼저 농민 기본소득을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을 녹색평론에 자주 실어 주셨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생태 문명 사회를 향한 당신의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잘은 모르겠으나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사상과 닿아 있는게 아닌가 싶다. 

 

   또한 녹색평론을 얼마나 더 이어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신문 지면을 통해 하셨던 걸 읽은 기억이 난다. 연세가 있으시고 매니아 급의 독자층은 있으나 그리 넓은 편이 아니라 수십 년을 유지해오시기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다. 해서 녹색평론을 읽을 때는 한 자 한 자 꼭꼭 눌러가면서 읽어 나갔다. 이제 김종철 선생님의 프롤로그는 읽을 수 없게 되었다. 오랜 독자는 아니나 나이들어 뒤 늦게 알게 된 6년 간의 시간은 나에게 새로 태어난 시간이었던 것 같다. 허투루 보낸 대학 시절보다 진정 세상을 어떤 마음 가짐으로 바라다 보아야 하는 지 알게 되었다. 아니 알아 가게 되었다. 큰 가르침에 너무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선생님. 편히 쉬세요......

 

2020. 6. 26. 새벽 1시 30분. 버들.

 

'버들 독서 이야기 > 녹색평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색평론 174호  (0) 2020.11.03
녹색평론 173호  (0) 2020.09.06
녹색평론 171호  (0) 2020.05.13
녹색평론 170  (0) 2020.03.15
녹색평론 169  (0) 2019.11.11
Comments